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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ㆍ경제
전직 대통령의 법정 선고를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복잡하다.한켠에서는 탄식이 흐르고, 다른 한켠에서는 법정 최고형이 아니라는 이유로 격한 분노가 터져 나온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최소한 사람이라면 이 사태를 마주하며 일말의 성찰만큼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계엄은 분명 잘못된 선택이었다.어떠한 이유로도 민주주의 질서를 거스르는 비상권력의 발동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국가 권력의 최정점에 선 자일수록 더 무겁고, 더 절제된 판단을 요구받는다. 그 점에서 책임은 분명히 따져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외면하고 있는 듯하다.왜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이, 그런 선택에까지 이르렀는가.
권력의 행위만을 단죄하는 것과, 그 행위가 발생하게 된 정치적 환경을 성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결과만을 향한 분노는 쉽지만, 원인을 직시하는 일은 어렵다. 그러나 원인을 묻지 않는다면 같은 비극은 반복될 뿐이다.
정치적 충돌이 극단으로 치닫고, 권력기관 간 긴장이 누적되며, 제도적 견제와 정치적 공방의 경계가 흐려질 때 국정은 정상 궤도를 벗어나기 시작한다. 탄핵과 재탄핵, 의혹과 재의혹, 특검과 추가 특검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국정 전반이 상시적 비상상태처럼 작동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예컨대 감사원수장에 대한 탄핵 시도까지 이어지는 장면을 두고, 국가 운영의 균형이 어디까지 흔들린 것인지 묻는 목소리도 있었다. 물론 이것이 계엄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다시 말하지만, 계엄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러나 정당화와 원인 분석은 다르다.정당화는 책임을 흐리는 일이지만, 원인을 묻는 일은 책임을 더 분명히 하는 과정이다.
만약 정치적 극한 대립이 권력의 비상적 선택을 부르는 토양이 되었다면, 그 책임은 한 사람에게만 귀속될 수 없다. 만약 제도적 충돌이 반복되며 국가 운영 자체가 마비 상태에 가까워졌다면, 그 구조 또한 함께 성찰해야 한다.
만약 누군가를 몰아세우는 정치가 또 다른 극단을 낳았다면, 그 악순환을 끊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의 과제일 것이다. 대한민국민주주의는 결과만 처벌한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왜 그런 결과가 만들어졌는지를 끝까지 추적할 때 비로소 성숙해진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분노의 확대가 아니라 성찰의 심화다. 누가 더 크게 외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더 깊이 이해하느냐다. 책임을 묻되, 원인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단죄하되, 반복을 막는 지혜까지 함께 세워야 한다.
우리는 한 선택을 심판하는 데 그칠 것인가. 아니면 그 선택을 낳은 정치의 구조와 문화까지 함께 돌아볼 것인가.
왜였는가를 묻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끝나지 않는다.
독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