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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경영학 박사
화정면 윤미화
최근 우리나라와 미국의 관세협상 과정에서 MAGA라는 단어를 자주 들어 봤을 것이다.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그리고 MASGA (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미국의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는 한때 조선업이 세계 최고로 전 세계의 바다를 누비고, 최첨단 항공모함으로 전 세계를 순찰하고 다녔던 미국의 조선업이 왜 쇠락하게 되었는지 의문을 가지게 한다.
미국은 MASGA project를 진행하면서 트럼프의 관세 폭탄협정으로 우리나라 협상단과 최상의 협상을 끌어 내려고 딜을 하는 과정에서 예전에 거제 옥포 조선소를 방문하기도 했던 트럼프가 우리의 조선업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포착하고, 대부분 2세대 경영진으로 채워진 젊고 패기 있는 우리 조선업 오너들은 속속 미국으로 날아가 협상단 대열에 합류했다.
트럼프가 조선업 협상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있다. 한때 세계 최고의 선박 강국이었던 미국은 1920년 우드로 윌슨 행정부 시기에 미국 해군전력 강화와 조선업을 보호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일명 존슨법(Jones Act)인 ‘상선법’은 미국의 무역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해운 법률이다. 법률조항으로는 미국에서 운항 되는 배는 미국에서 건조돼야 하고, 미국인이 소유해야 하고, 선원의 75% 이상이 미국인이어야 하는 기준법을 만들었다. 이 법은 단기적으로는 미국 조선법을 보호하는 듯했으나, 2차 세계대전 이후 급격히 하락했다. 본국의 바다에 경쟁자가 없기에 열심히 무장할 필요도 없고 자국에서 수주가 보장되니 잘 만들 필요가 없어졌고, 자연적으로 품질의 질도 떨어지게 되었다. 급기야 필리야드라는 조선소에서 건조한 3500 TEU 컨테이너 한척 값이 3억 불이 넘었다. 그것은 한국에서 건조한 초대형 LNG운반선과 같은 가격이다. 그러는 사이 우리나라와 중국은 수주량 1, 2위를 다투며 동반 성장해 왔다.
미국 조선의 근본적 체질 개선은 어려워졌고, 빠르게 성장하는 한중일에 밀려 급기야 2023년에는 미국이 세계 조선업 점유율이 0.1%까지 추락했다. 바다에 떠 있는 1,000대의 선박 중 겨우 1대라는 이야기인데 2024년 국제무역에 이용되고 있는 미국 선박은 80척인데 중국은 5,500척이었다. 이렇게 되자 전 세계 물류가 대부분 컨테이너 선박으로 운송되는 시대에서 미국의 조선업은 거의 바닥이라고 보면 된다. 트럼프는 10年 이내에 250척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했다. 아직은 세계 최고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고 세계 최고의 해군을 보유하고 있지만, 2010년 중반부터 동중국해에서 중국 함정들이 활개를 치는 모습을 보면서 위협을 느낀 미국으로서는, 떠오르는 중국의 조선업을 견제하고 싶기도 하고 다시 해양 강국으로서의 입지도 되찾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트럼프가 유독 배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런 바다를 장악하는 중국이, 북극항로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위협적으로 느껴져 눈에 가시일 수도 있다.
일본도 한때는 태평양 전쟁 때 위협적인 군함으로 미국을 공격하며 힘을 과시 했지만 전쟁 후 한창 잘나가던 조선업을 장기적으로 지키고 싶었던 일본 정부에서 선박 제조를 규격화하면서 판세가 기울어졌다. 배를 규격화하고 똑같이 만들어서 파는 스탠다드를 법으로 만들었는데, 요즘에 얼마든지 고객의 니즈에 따라서 내가 원하는 옵션이나 모양들 그리고 나만의 특수성을 또는 꼭 필요한 옵션과, 필요하지 않은 기능 등이 각각 분야별로나 개인의 특성에 따라서 모두 충족시키기도 부족한데 스탠다드로 일률적으로 만들어서 판다면 고객의 반경은 훨씬 좁아진다. 바다로 둘러싸인 섬나라여서 선박 산업이 엄청 발전해야 할 환경이지만 조선업들은 중국과 한국에 고객을 빼앗기게 되면서 동력을 잃은 일본 조선업들은, 돌파구로 기존 갖추어진 생산역량으로 풍력발전기 사업이나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기도 하며 일본의 조선업은 서서히 하향길을 가게 되었다. 스탠다드는 군대식 교육이 스며있는 참으로 일본다운 발상이었다. 반면 한국은 미국이 미 해군 유지와 보수 정비(MRO)에 공을 들여온 한국에 미국의 수주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중국도 1400년대 초 명나라 성조 영락제 때 30여 년간 7차 원정까지 전 세계 구석구석, 아프리카까지 영향을 미치며 기나긴 여정으로 바다를 누비며 185,000km나 되는 긴 원정대를 이끈 ‘정화의 대원정’도 콜럼부스의 원정보다 100년이나 앞설 만큼 해양 강국이었다. 영락제와 정화의 죽음으로 더 이상 정화만큼 뛰어난 탐험가가 없어지자 원정을 위해 바다에 보낼만한 사람이 사라지면서 명나라의 해양 위엄도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중국이 지금 조선업의 최다 수출국으로 앞서고 있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저가의 수주로는 그리 오래가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IT산업이 선박에서도 접목되어서 마치 자전거의 초경량 특수 스틸로 만든 자전거가 일반자전거의 가격보다 100배가 넘어도 0.01초를 다투는 선수층이나 전문가들은 그것을 선호하듯, 선박의 철판 두께는, 배의 무게에 영향을 미쳐 운송비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과학성을 첨가한다면, 기능에 거친 물살을 가르고 앞으로 나아갈 때 모형에 따라 저항력을 줄일 수도 있어서 속도를 조절해 도착 기간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 바람의 속도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는 장치가 다를 수도 있고 급류에 휩쓸릴 때 배의 각도에 따라 급류에 휩쓸리지 않을 안전성도 갖출 수도 있다. 이 모든 것과, 자율주행 모드로 해류와 난류의 기류를 미리 파악해서 조절할 줄 안다면 그것 하나하나가 도착시간과 유류비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 가치 또한 배의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고객의 안전은 만족도로 연결되면서 아주 흡족한 구매 결정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래서 현대는 기술이 경쟁력이다.
요즘 핫 이슈로 뜨는 북극항로는 각국에서 서로 경제적 관점으로 볼 때 마치 신대륙을 선점하듯 기후변화로 서서히 녹고 있는 북극의 약해진 얼음을 최고의 해빙선 기술을 가진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해빙선이 힘차게 얼음을 깨고 북극을 가로지른 유럽으로 지름길을 개척한다면, 유럽으로 가는 길이 1만 2700km로 14일만에 갈 수 있다.
그래서 끈질긴 성격의 트럼프는 북극항로를 통째로 삼키고 싶어한다. 급기야 그린란드의 주권을 가진 네덜란드에 베네수엘라 대통령궁을 한밤중에 급습해서 체포하는 경악스러운 일을 벌이면서 그것을 본대로 삼아 네덜란드에도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며 대놓고 그린란드를 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참으로 지구 위의 빌런다운 행동이다. 태평양과 인도양으로 돌아서, 수에즈 운하를 지나 대서양을 거쳐서 가는 길이 2만 100km로 24일이 걸리는데 북극항로 보다 무려 10일이 더 걸린다. 북극항로가 인도양을 도는 길보다 시간적으로나 유류비도 엄청 절약할 수 있다. 엄청난 경제적 이익도 있지만, 지구촌의 물류 흐름이 완전히 달라진다. 마치 선박의 모든 하역을 사람에게 의존하다가 컨테이너의 출현으로 인류의 물류 흐름의 판이 완전히 바뀌는 것에 비교할만하다.
게다가 지름길로 꼭 지나야 하는 바다의 실크로드라고 하는 아덴만은 소말리아 해적들의 출몰로 값비싼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 2011년 우리나라의 선박이 피랍되어 ‘아덴만 여명작전’이라는 전설을 만들기도 했는데, 이때 석해균 선장을 살리기 위해 나선 이국종 교수가 세상에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위험부담까지 감수하면서 비싼 기름을 때어가며 먼 길을 돌아갈 나라는 많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가 한때 조선업이 오랫동안 1위 여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중국의 저가 공세로 밀려났지만, 품질면에서는 최고의 만족도를 주고 있다. 트럼프는 이런 한국의 기술이 필요하다.
스스로 자신의 나라를 지키려고 만든 100년전 전의 악몽을 반복하려 한다. 1930년 2만 종류의 수입품에 평균 59%, 최고 400%까지 붙인 관세법 ‘스무트 홀리법’은 헤어나오기 힘든 최악의 세계 경제 대공황을 불러 왔는데, 미국은 이것을 잊고 다시 관세 폭탄으로 자신을 지키려 하고 있다. ‘상선법’ 또한 미국을 지키려고 만든 법이지만 오히려 규제라는 함정의 늪 속에 깊이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제 한국의 조선업 기술을 미국에 심어서 한국이라는 밧줄을 이용해 새롭게 재기하고 싶어 한다. 그만큼 한국의 기술이 절실하기도 하다. 막무가내 트럼프도 꼬리를 내릴 때가 있는데 바로 이때였다고 생각한다. 육로는 육지에 길을 내려고 하면 너무나 많은 기술과 자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바닷길은 다르다.
항상 유유히 흐르는 물 위를 유유히 지나가기만 하면 된다. 힘들게 땅을 보상해서, 아스팔트를 깔고, 터널을 뚫지 않아도, 부서져서 보수하지 않아도 되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바닷길을 지구가 없어지는 한 그대로 그 길을 다니는 배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조선업은 쇠락할 수가 없다. 누가 만들어도 만들어야 할 배이다. 트럼프는 무역길의 노른자인 그 길을 황제처럼 당당하게 호령하고 지나다니며 남의 땅이 아닌 내 땅으로 만들어서 미국을 지구위에 선명하게 세우고 싶은 것이다. 과연 무난했던 역사가 트럼프의 뜻대로 역류해 줄까? 한동안 평온했던 지구가 안 그래도 최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전쟁으로 인류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데, 트럼프까지 가세해서 무고한 젊은 청춘들의 목숨값을 치르는 전쟁을 만들지는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