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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우리가 직접 선택한 권력은 심판의 대상이 되고, 심판받는 권력은 책임의 언어를 잃어버린 듯 보인다. 판단의 옳고 그름을 떠나, 한 시대를 이끌었던 지도자가 스스로의 선택 앞에서 깊이 고개 숙이는 장면을 우리는 끝내 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역사는 늘 결과만 기록하지만, 공동체는 태도를 기억한다.
위기 앞에서 단 한 번의 담화, 단 한 줄의 성찰, 단 한마디의 책임이 얼마나 큰 울림이 되는지를 우리는 수없이 배워 왔다. 그래서 침묵은 때로 실수보다 더 오래 남는다. 정치의 다른 축 또한 다르지 않다. 견제는 민주주의의 생명선이지만, 끝없는 충돌은 공동체의 숨을 가쁘게 만든다. 반복되는 탄핵과 극단적 대치, 예산과 권한을 둘러싼 정면충돌은 제도를 움직이기보다 감정을 증폭시킨다. 정치가 서로를 멈춰 세우는 데 몰두할수록, 국가는 앞으로 나아가기보다 제자리에서 소모된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묻는다. 이 거친 대치가 과연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마주 달리는 두 대의 기관차처럼, 권력과 권력이 서로를 향해 속도를 높이는 풍경. 그 긴장 위에 놓인 것은 결국 국민의 일상이다.
만약 오늘의 정치를 먼저 시대를 건너간 선조들이 바라본다면, 무엇이라 말할까.권력을 잡기 위한 치열함은 이해하되, 공동체를 지키려는 절제는 어디에 두었느냐고 묻지 않을까. 정치는 승패의 기록이 아니라 공존의 기술이어야 한다고, 그 오래된 상식을 다시 일깨우지 않을까.
민주주의는 대립 속에서 성장하지만, 파열 속에서는 지속될수없다. 책임 없는 권력도 위험하지만, 절제 없는 견제 또한 공동체를 흔든다. 지금 우리 정치가 되찾아야 할 것은 더 강한 힘이 아니라 더 깊은 성찰이다. 그것이 오늘의 혼란을 내일의 역사로 남기지 않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여전히 우리 모두의 것이며,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모든 정치세력은 그 무게를 함께 짊어져야 한다.
정론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