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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백산 앞에서 무너진 가슴

의령정론 기자 입력 2026.04.11 22:08 수정 2026.04.11 22:10

의령이 낳은 위대한 독립운동가 안희제.그의 순국 70주년 기념 책자를 읽다가 필자는 끝내 책을 덮고 말았다. 더 이상 넘길 수가 없었다. 눈물이 앞을 가렸기 때문이다. 인간이 어디까지 고통을 견딜 수 있을까. 백산은 86차례의 모진 고문을 당했다. 뼈가 부서지고 살이 찢어지는 지옥 같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단 한 번도 조국을 부정하지 않았다.

이역만리 목단강 형무소의 차디찬 감방. 죽음의 그림자가 목덜미를 붙잡고 있던 그 순간에도 그의 가슴 속에는 단 하나의 이름이 타오르고 있었다. 대한독립…!! 어떤 이는 권력을 위해 살고, 어떤 이는 돈을 위해 산다. 그러나 백산의 삶은 오직 하나였다. 나라였다. 우리는 그를 독립운동가라 부른다. 하지만 그것은 절반의 표현이다.

기업을 세워 독립자금을 만들고, 학교를 세워 민족의 혼을 일깨우고, 조직을 만들어 항일투쟁의 기반을 닦았던 사람. 백산은 단순한 투사가 아니라 시대를 설계한 입체적 독립운동가였다. 오늘 필자는 일전에 의령 부림면을 찾았다. 입산 초등학교 옛터에 조성된 백산 나라사랑 너른마당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밤이 깊어가자 마당은 고요해졌다. 하늘에는 별이 떠 있었고, 바람은 조용히 스쳐 갔다.

그 순간 가슴을 치는 한 생각이 떠올랐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는 도대체 누구의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인가. 누군가는 젊음을 버렸다. 누군가는 가족을 버렸다. 누군가는 목숨을 버렸다. 그리고 그 맨 앞에 백산이 있었다. 죽음의 문턱에서도 조국을 놓지 않았던 한 사람. 그의 삶을 생각하면 오늘 우리가 누리는 평범한 하루조차 결코 가볍게 말할 수 없다. 그래서 필자는 바란다. 더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았으면 좋겠다. 그 마당에 서서 단 한 번이라도 하늘을 올려다보았으면 좋겠다.

그 순간 깨닫게 될 것이다. 나라를 사랑한다는 말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조국을 위해 산다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인지. 의령의 하늘 아래 한 사내의 이름이 아직도 살아 숨 쉰다.

백산 안희제. 그의 나라사랑은 오늘도 우리에게 묻고 있다.

“당신은 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의령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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